PGA 투어 첫 우승 혼다클래식 우승 상금만 15억원

임성재(22)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0번째 경기인 ‘혼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임성재는 3월 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 가든스의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파70)에서 열린 PGA 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6타를 쳤다.
나흘간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임성재는 단독 2위 매킨지 휴즈(캐나다)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은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고대하던 첫 우승을 차지하며 탄력을 얻게 됐다. 임성재는 이로써 한국인 PGA 투어 7번째 우승자가 됐다.
글 방제일 기자 사진 PGA 투어 및 올댓스포츠

임성재가 드디어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임성재는 대회 마지막 날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출발했다. 1번홀부터 버디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 한 임성재. 그는 이어 3~5번홀 3연속 버디를 잡아냈고 역전 우승을 향해 힘찬 시동을 걸었다. 임성재는 7번홀에서 첫 보기를 기록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이후 파 행진을 이어가다 11번홀에서는 또 버디를 잡아내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임성재는 12, 13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해 선두를 내줬다. 14번홀 파로 숨을 고른 임성재는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에서 가장 어렵게 플레이 되는 베어 트랩의 첫 번째 홀인 15번홀(파3)에서 핀을 직접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전략은 적중했다. 그는 티샷으로 공을 약 2.4m 거리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가 됐다.

오른쪽에 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는 16번홀(파4)에서도 임성재는 정면 승부했다. 그는 티샷한 공이 왼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리며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두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에 올리며 귀중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타 차 단독 선두로 다시 올라섰다.베어 트랩의 마지막 관문인 17번홀(파3)에서도 임성재는 핀을 노렸다. 7번 아이언으로 펀치샷을 날린 임성재는 홀 약 2.4m 거리에 공을 붙였다. 그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 갔다.

임성재는 1타 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18번홀에 들어섰다.
그는 이 홀에서 파(Par)를 잡아내며 최종 6언더파를 기록했다. 임성재는 자신의 캐디와 함께 클럽하우스 로커룸낸 뒤 뒷 조의 경기를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렸다.
그에게 최대 위협을 가한 선수는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였다. 플랫우드는 17번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고 1타 차로 임성재를 추격했다. 그는 파5 18번 홀에서 멋지게 티샷을 했다. 공은 핀까지 238야드 되는 페어웨이에 멈췄다. 만약 이 홀에서 플릿우드가 버디를 하면 임성재와 연장전, 이글을 하면 플릿우드가 우승을 하는 상황이었다.

임성재가 먼저 경기를 끝낸 후 뒷 팀의 경기 모습을 로커룸에서 캐디와 함께 지켜보고 있다.
플릿우드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경기를 하던 브랜던 스틸이 먼저 두 번째 샷을 했다. 그러나 스틸이 친 공은 그린 옆 물에 떨어졌다. 이를 본 플릿우드는 신중하게 그린을 보며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다. 그린을 향해 잘 날아가던 공은 거짓말처럼 물에 빠졌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이 홀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임성재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한편 임성재는 3월 9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 앤드 로지(파72)에서 열린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묶어 1오버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적어 낸 임성재는 우승자 티럴 해턴(잉글랜드·4언더파 284타)에게 2타 뒤진 단독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주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두 대회 연속 톱3다. 임성재는 페덱스컵 포인트 1458점으로 저스틴 토머스(미국·1403점)를 2위로 끌어내리고 페덱스컵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시즌 상금에서는 386만2168달러(약 46억4700만 원)로 토머스(421만4477달러·약 50억7000만 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은 25위에서 23위가 됐다.

2019~2020시즌 14개 대회에서 38억4500만원 거둬들인 임성재

‘대회 평균 2억7000만원.’ 임성재(22)가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대회당 벌어들인 상금이다. 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모여 있는 PGA 투어는 어마어마한 상금 잔치를 벌인다. 혼다 클래식은 총상금 700만달러로 PGA 투어의 중간급이다. 임성재는 혼다 클래식 우승으로 126만달러(약 15억원)를 받았다. 이 대회에서 공동 17위만 해도 10만3250달러(약 1억2330만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상금 3억원보다 약 5배 많고, 공동 17위가 받은 상금은 일반 대회(총상금 5억원 기준) 우승상금보다 1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임성재는 2019~2020시즌에만 322만468달러(38억45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다. 지난해 9월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71만9400달러(약 8억5890만원), 조조 챔피언십 공동 3위로 56만5500달러(약 6억7500만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공동 10위로 16만2475달러(약 1억9400만원) 등의 상금을 챙겼다. 14개 대회에서 평균 23만33달러(약 2억7460만원)의 상금을 번 셈이다.
이번 시즌 임성재보다 상금을 더 많이 획득한 선수는 2승을 거둔 저스틴 토머스(421만4477달러), 세계랭킹 1위 로리 맥길로이(350만1990달러) 단 2명뿐이다.


PGA 투어에선 이보다 상금이 더 큰 대회가 많다.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2020년 상금 미발표)는 지난해 기준 총상금이 1150만달러였고, 올해 PGA 챔피언십은 1100만달러, US오픈 1250만달러, 디오픈 1075만달러로 책정돼 있다. WGC 4개 대회는 각 1050만달러의 상금이 걸려 있다. 한국에서 열리는 유일한 PGA 투어 대회인 더CJ컵 상금도 975만달러로 혼다 클래식보다 275만달러가 더 많았다.
앞서 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패트릭 리드는 상금으로 182만 달러(약 21억7000만원)를 받았다. 2위 브라이슨 디샘보는 115만 달러(약 13억7000만원)을 받았고, 공동 3위로 마친 존 람과 에릭 반 루옌은 60만 달러(약 7억1600만원)씩 나눠 가졌다.

공동 22위를 기록한 리 웨스트우드와 브랜트 스네디커, 캐머런 스미스도 10만5500달러의 상금을 가져갔다. 이 대회에서 꼴찌로 대회를 마친 이태희도 3만2000달러(약 3800만원)의 적지 않은 상금을 받았다.
KPGA 구자철 회장, 임성재에게 축전…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 안겨줘 감사”이번 임성재의 우승은 단순히 PGA 투어에서 거둔 1승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게큰 위로와 용기를 안겨준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이 점에서 임성재의 우승에 대한 축하가 각계 각층에서 이뤄지고 있다.
먼저 한국프로골프협회(이하 KPGA) 구자철 회장이 임성재에게 2019~2020 시즌 PGA투어 ‘혼다 클래식’ 우승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냈다.3월 2일 구자철 회장은 “PGA투어 첫 우승을 거둔 것에 대해 진심으로 축하한다”라며 “한국인으로서 일곱 번째로 PGA투어 우승을 거머쥔 임성재 선수는 6천여 KPGA 회원들에게 강한 자부심을 일깨워줬다”라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어 “임성재 선수의 우승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선사했다”라며 “IMF 시절 박세리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듯이 이번 임성재 선수의 ‘혼다 클래식’ 우승 역시 이에 버금가는 쾌거”라고 전했다.
임성재는 우승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많은 국민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힘들어 하고 있다.

한국 선수로서 한국인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난도 높은 코스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그를 본 팬들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US여자오픈에서 ‘맨발 투혼’을 선보이며 정상에 오른 박세리(43)처럼 임성재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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