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대회 ‘KPGA 오픈 with 솔라고CC(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초대 챔피언은 지난해 ‘제네시스 상금왕’ 이수민(27.스릭슨)이 차지했다. 7월 19일 충남 태안군 소재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 코스(파72. 7,263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마지막 날 이수민은 보기 없이 10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20포인트를 획득해 최종합계 50포인트를 적어냈다.

글 방제일 기자·사진 KPGA

국내 최초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대회 ‘KPGA 오픈 with 솔라고CC’는 각 홀마다 알바트로스를 기록하면 8점을 얻고 이글은 5점, 버디는 2점을 받게 된다. 파를 적어내면 0점으로 점수가 없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하는 모두 -3점으로 처리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1라운드에서 7포인트를 얻은 이수민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많은 포인트를 쌓았다. 2라운드에서 10포인트, 3라운드에서는 13포인트를 획득했고 최종일 20포인트를 얻어냈다. 4일 동안 점차 상승된 포인트를 쌓은 선수는 이수민이 유일했다.

이수민은 먼저 경기를 끝낸 김한별(24.골프존),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김민규(19.CJ대한통운)와 동점(50포인트)을 기록해 피할 수 없는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홀(파4. 424야드)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이수민은 핀까지 가장 긴 버디 퍼트를 남겨뒀다. 김민규는 핀 30m에 붙였고 김한별이 1.5m 버디 퍼트를 남겨뒀고 이수민은 먼저 4m 버디 퍼트를 준비했다. 바람이 부는 가운데 차분히 스트로크한 이수민의 공은 ‘땡그랑’ 소리와 함께 컵 안으로 사라지며 두 선수를 압박했다.
이어진 김한별의 버디 퍼트를 컵을 외면했고 김민규는 성공시키며 승부는 이수민과 김민규의 대결로 압축됐다.

같은 홀에서 진행된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김민규가 버디 퍼트를 실패한 사이 이수민은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대단원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수민은 이번 우승으로 연장전 징크스도 털어냈다.

김민규

2016년 ‘제35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는 박상현(37.동아제약)과 연장 승부에서 패했고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이수민을 포함해 5명이 연장전을 펼쳤으나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9개월만에 우승을 추가한 이수민은 아마추어 시절 거둔 1승과 유러피언투어 1승을 포함해 개인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우승직후 이수민은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경기가 잘 풀렸다. 친한 후배들과 멋진 승부를 펼쳐 좋았다”고 말한 뒤 “사실 첫날 퍼트가 잘 안됐다. 1라운드 마치고 퍼트 연습만 3~4시간을 했는데 조금씩 감이 오기 시작했다. 연장전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우승에 대한 생각보다 퍼트에 집중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수민은 4년간 교제한 여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결혼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미뤘지만 내년 2월 예정된 군입대 전에는 식을 올릴 예정이다.

이 우승을 아내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민은 “아직 남은 대회가 많이 있기 때문에 다승을 노려볼 것이다. 프로가 된 뒤 한 해에 2번 이상 우승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각오를 나타냈다.‘투어 2년차’ 김한별은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많은 포인트인 21포인트를 획득하며 첫 우승을 노렸으나 연장 첫 번째 홀 버디 퍼트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주형(18.CJ대한통운)과 함께 ‘10대 돌풍’을 이끌었던 김민규는 최종라운드 17번홀(파5)에서 1m 이글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을 허용했고 결국 패했지만 대한민국 골프의 미래를 밝게 하기에 충분한 실력을 인정받았다.
김주형은 최종합계 28포인트로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편 KPGA 구자철 회장의 사비로 마련된 본 대회에서는 나흘 동안 홀인원 1개를 포함해 총 77개의 이글이 쏟아졌고 1,802개의 버디가 양산되며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화끈한 공격력을 감상할 수 있었던 새로운 시도였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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